logo

[퓨처 북리뷰] 지구 멸망을 앞두고 있다면

2019-10-23 18:00:00

[퓨처이코노미 이상미 기자] 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온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소행성 충돌이라는 소재를 다룬 픽션을 심심찮게 접해왔다. ‘지구를 구하는 영웅’을 그리고 있거나 시한부 삶에서 더욱 소중해지는 가치 등을 말하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center
사진=pixabay

지구 멸망을 앞두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소행성 중 하나가 정말로 지구에 돌진해오는 상황을 그려보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별똥별이 될 작은 먼지 뭉치 정도가 아니고 불꽃놀이 같은 그림을 연출하는 암석 덩어리도 아닌, 대참사를 빚을 엄청난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면, 그리고 실제로 지구에 충돌한다면 어떻게 될까?

충돌 결과가 특정 지역의 난리로 그칠수 있다. 또,지구가 멸망에 이를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결과는 소행성이 어떤 물질로 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다.

충돌을 기다리는 것으로 족할까

살아남기 위해 할리우드 영화에서처럼 원자폭탄으로 소행성을 공중분해해버리는 방법은 적절치 않다.

소행성이 일부러 지구를 멸망시키려고 달려드는 것은 아니다. 망가뜨리는 대신 피해 가는 편이 더 좋을 것이다. 충돌은 지구와 소행성이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만나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구는 1초에 약 30킬로미터씩 우주를 질주한다. 지구가 자신의 지름에 해당하는 구간을 나아가려면 7분이 좀 넘게 걸린다. 소행성이 바로 이 시간만큼 더 빨리, 혹은 더 늦게 도착한다면 충돌을 피할 수 있다. 따라서 소행성이 약간 빠르거나 느리게 여행한다면,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무사히 지구 곁을 통과하게 된다. 그러므로 어떻게 하면 소행성의 속도를 늦추거나 반대로 빠르게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소행성의 궤도에 영향을 미쳐 지구와의 충돌을 피할 길은 있다. 강한 로켓 엔진을 탑재한 탐사선으로 소행성을 약간 밀거나 소행성에 무엇인가를 투척하기, 아주 큰 우주선으로 소행성과 서로 끌어당기는 힘을 이용하기 등 이론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적지 않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원자폭탄의 향연 대신에 이성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법들이 분명 있다.

center
사진=pixabay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소행성을 발견하는 일, 즉 하늘을 관찰하는 일이다.

충돌 뒤에 숨은 이야기

지구가 가까운 미래에 미지의 행성과 충돌한다는 주장을 설파하거나 믿는 사람은 대부분 하늘에서 일어나는 과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들은 태양계가 무슨 온갖 교통수단으로 붐비는 대도시의 거리나 되는 것으로 상상한다. 행성들은 자동차들처럼 서로를 가로질러 맘대로 질주하고, 때때로 구석 어디에선가 불쑥 나타나 지구와 충돌한다는 식이다.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행성들은 태양계 안에서 그렇게 단순하게 내키는 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행성들은 자연 법칙에 복종하며 행성의 운동은 그들에게 미치는 중력에 의해 결정된다.

1609년 요하네스 케플러는 행성 운동의 기본이 되는 법칙을 깨달았다. 케플러는 그의 동료 티코 브라헤의 탁월한 관측 데이터 덕분에 행성들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원형 궤도로 태양 주위를 돌지 않고 타원형, 즉 타원 궤도로 공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케플러의 발견 이후 우리는 행성들이 정해진 궤도에서만 움직일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우주는 의도되지도, 통제되지도 않는 상태에서 충돌하는 다양한 종류의 천체로 가득하다. 이런 말에 많은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우주를 넓고 텅 비고 단조로운 공간으로 상상하기 때문이다. 사실 ‘넓고 텅 비어 있다’라는 말은 옳다. 우주는 무한히 넓고, 기본적으로 비어 있다. 때때로 이런저런 별들이 우주에 변화를 야기한다. 어마어마하게 크고 텅 비어 있다 해도 우주는 지루한 공간이 아니다. 텅 빈 공간이 끝없이 펼쳐진다 해도, 우주에서는 행성과 별과 은하가 계속해서 충돌하기 때문이다.

많은 충돌은 우리의 상상을 훨씬 초월하는 규모와 파괴력을 지닌다. 이런 충돌 중 대다수는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일어난다. 어떤 충돌은 생명을 파괴하지만, 어떤 충돌은 오히려 생명을 탄생시킨다. 우주에서 늘상 일어나는 천체들의 충돌 뒤에는 언제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우리는 입자가속기 속의 충돌과 마찬가지로 우주에서 일어나는 충돌을 통해서도 우주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충돌' 키워드로 우주를 읽다

충돌은 사전적 의미로 ‘서로 맞부딪치거나 맞섬’을 말한다. 물리적으로는 움직이는 두 물체가 접촉하여 짧은 시간 내에 서로 힘을 미치는 현상이라는 뜻이다. 일상생활에서도 충돌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우리는 사고나 싸움 따위를 쉽게 연상하곤 한다.

그렇다면 우주 공간에서의 충돌은 어떨까?
우주에서 일어나는 충돌은 그리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충돌이라는 현상이 우주의 만물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우주의 충돌이 우리의 상상을 불허할 만큼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지니는 것임을 분명하다. 그 파괴는 드넓은 우주에서 아주아주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 지구, 그 속에 살고 있는 생명체에게나 엄청난 것일 뿐 어찌 보면 우주에서 충돌은 매우 흔한 일이다. 태양에서 일어나는 원자핵의 충돌,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 행성 간의 충돌, 별들 간의 충돌, 은하 간의 충돌, 은하단끼리의 충돌 등 다양한 충돌이 일어났거나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우주다.

생명체에 필수적인 태양에너지의 생성에서부터 충돌이라는 현상은 빼놓을 수 없다.
태양 내부에서 미세한 입자들의 무수한 충돌은 초당 약 430톤의 수소를 파괴하고, 그로부터 인간들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빛과 열을 만들어낸다. 인간이 존재하게 된 것 역시 충돌로부터 근원을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의 터전인 지구가 다름 아닌 충돌의 장이었다. 약 45억년 전 원시 지구와 테이아라는 행성체가 충돌한 이후 테이아의 행성핵이 지구핵과 합쳐졌다. 지구상의 다양한 순환 과정을 책임지는 달 또한 그 생성 과정을 충돌설로 설명할 수 있다.

달 생성에 관한 충돌설

캐나다의 지질학자 레지널드 데일리Reginald Aldworth Daly는 이미 1946년에 달이 젊은 지구와 다른 원시 행성들 사이의 충돌로 생겨났다는 가설을 내놓았었다. 그러나 데일리의 논문은 계속 무시되었다. 당시 학계의 지배적인 분위기는 충돌을 뭔가를 탄생시킨 설명으로 삼는 것을 거부했다. 학자들은 그런 갑작스럽고 일회적인 사건들이 우주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center
사진=pixabay
소련의 물리학자 빅터 사프로노프Victor Safronov가 1960년대에 앞서 말한 행성 생성이론의 토대를 발표했을 때 비로소 행성 간의 충돌이 천문학자들의 관심권 안으로 강하게 밀고 들어왔다. 1975년에 미국의 윌리엄 하트먼(William Hartmann)과 도널드 데이비스(Donald Davis)는 충돌을 통해 달을 생성시킬 만큼 충분히 커다란 원시 행성들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주었다. 지구가 더 작은 행성과 충돌했고, 정면이 아닌 스쳐가면서 충돌했다면 나중에 달이 생길만큼의 충분한 물질들이 우주로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데일리의 논문처럼 또한 하트먼과 데이비스의 논문도 처음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84년에 이르자 상황은 변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달 문제를 조언하는 휴스턴의 ‘달과 행성 연구소Lunar and Planetary Institute’가 컨퍼런스를 주재했다. 이 컨퍼런스는 ‘달이 어떻게 생성되었는가’라는 주제로 1984년 10월 하와이에서 열렸다. 그곳에 모인 학자들은 사흘 동안 여러 가설에 대해 의견을 나눈 후 마지막에 거의 모두가 충돌설의 타당성을 확신하게 되었다.

테이아와 지구의 겉 표면에 있던 물질들이 우주로 튕겨져 나가 훗날 달로 뭉쳐졌다는 가설은 학자들이 내놓은 시뮬레이션 결과에 의해 힘을 받고 있다. 생명에 직결되는 태양에너지는 물론 지구 자전축을 고정시키고 안정된 기후를 좌우하는 달 또한 그 탄생을 충돌과 떼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충돌은 생명을 비로소 가능하게 하는 동인이다.

자료:Krawumm! 저자 FLORIAN FREISTETTER

이상미 기자 lsm@futureconomy.co.kr
<Copyright ⓒ Future Economy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장취재

  • 4차 산업혁명 시대, 국가R&D-표준 연계방안 모색

  • 2019 대한민국 산업기술 R&D 대전

  • 2019 대한민국 드론박람회

미래 기술 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