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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북리뷰] 냉동인간 350명, 삶과 죽음의 의미를 바꾸다

2019-10-30 03:00:00

[퓨처이코노미 이상미 기자] "죽음이란 제대로 보존되지 못해 다시 태어날 수 없는 상태일 뿐이다"

영하 196도, 신체 활동이 완전히 멈춘 극한의 온도에서 영원한 생명을 꿈 꾸는 냉동인간 152명이 알코어 생명연장재단의 냉동캡슐에 잠들어 있다. 미국 알코어생명연장재단, 미국 크라이오닉스연구소, 러시아 크리오러스 등 3대 냉동인간 기업이 보존 중인 냉동인간은 지난해 기준 350여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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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알코어생명연장재단
뇌 기능이 정지하고 혈액이 순환하지 않으며 인간의 모든 생명활동이 정지되어 부패가 진행되는 죽음의 순간에 인체를 급속도로 냉동을 시킨 다음 시간이 지난 후에 냉동했던 인체를 다시 되살린다는 인체 냉동보존술.

세계 최초의 냉동인간은 1967년 1월에 탄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였던 제임스 베드퍼드다. 간암으로 사망한 그는 냉동 처리돼 미국의 알코어생명연장재단에서 보관 중이다. 베드포드 이후 냉동인간 관련 기술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화해 왔다.

한국에서도 러시아 크리오러스의 협약사인 크리오아시아가 지난해 11월부터 냉동인간 서비스를 시작했다. 통상 냉동인간 시술은 의사의 사망선고 후 15분 안에 이뤄진다. 신체 온도를 급격하게 영하로 낮춘 뒤 피를 빼내고 부동액 성질의 장기보존액을 주입하는 과정을 거친다. 깨어났을 때 뇌손상 등을 막기 위한 조치다. 시술을 마치면 전용 저장고에 담겨 부활을 기다리게 된다.

문제는 ‘냉동인간을 살릴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얼려진 냉동인간은 있지만, 부활한 냉동인간은 아직 없는 것이 연구진의 앞으로 과제다.

최근 실마리가 될만한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러시아·미국 연구진은 4만2000년 전에 살았던 길이 1㎜ 내외의 다세포 생물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약 300마리의 선충을 대상으로 해동 작업을 시도한 결과 두 마리를 되살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일본 극지연구소는 30년간 영하 20도에서 냉동 보관돼 온 곰벌레를 살리는 데 성공했다. 이 곰벌레는 부활한 후 알까지 낳았다. 지난 2016년에는 미국 브레인프리저베이션재단 연구진이 실험용 토끼의 뇌를 5년간 냉동 보존한 끝에 해동했다. 포유류의 뇌를 완벽하게 얼렸다가 부활시킨 첫 사례다.

국내에서는 혈액 냉동보관과 관련한 연구성과가 나왔다. 지난 6월 국내 극지연구소는 남극 해양미생물의 신규 물질을 활용해 냉동 상태에서 진행되는 혈액 장기보관 기간을 5배 이상 늘렸다.

인체 냉동보존술이 실현되려면 뇌를 냉동상태에서 제대로 보존하는 기술과 해동상태가 된 뒤 뇌세포를 복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는 저온생물학과 나노기술이 결합될 때 비로소 실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2030년쯤 세포를 수리하는 나노로봇이 개발될 경우 2040년경에나 냉동보존에 의해 소생한 최초의 인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인체 냉동보존술은 아직은 미완의 기술이다. 냉동 인간의 과학적 가능성을 넘어 냉동인간의 부활이 가져올 윤리적, 철학적, 종교적 문제가 깊게 다뤄져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참고자료
로버트 에틴거, 냉동인간

이상미 기자 lsm@futur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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